한나라당

곽성문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정치적 굴욕 강요"

goldking57 2007. 11. 30. 03:34
곽성문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정치적 굴욕 강요"
강영수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29일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이회창 무소속 후보를 지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진한 기자

한나라당을 탈당,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한 곽성문 의원은 29일 “(이명박 후보측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정치적인 굴욕을 강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이날 오후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CBS 라디오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에 출연, “정당민주주의 원칙에 따라서 유세를 하라고 상당한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전 대표를 모셨던 충정으로서는 박 전 대표에게 정말 정치적인 굴욕이 되지 않나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곽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내일 이 후보 지원 유세에 안 나섰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그런데 박 전 대표로서는 경선에 승복했고, 당원으로서 선거운동 기간이 되면 할 도리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그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서 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의 추가 탈당에 대해“다음 주에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일정과 상황을 보면 몇 분은 더 있다고 봐야 한다”며 “BBK사건에 대한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가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는 정말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음 주 상황을 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나는 BBK와 관련 없이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판단하고 결단을 내렸고,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이 몇 분은 더 계시다는 말만하겠다”고 말했따.


곽 의원은 “정말 안타까운 것이 한나라당도 초선의원들이 50%가 넘게 출발했는데 지금 100여 명이 넘는 의원들이 이명박 후보의 경제 살리기라는 어떤 최면에 걸린 것처럼 그냥 줄서기 하고 따라가고 있지 않냐”며 “누구 하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지 않냐”고 비판했다.

곽 의원은 “기득권을 버릴 때 정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 외침이 외롭게 파묻힐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안 되는 후보는 안 된다고 누군가는 분명히 말해줘야 한다는 심정으로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선인 곽 의원은 MBC 기자 출신으로 MBC-ESPN 사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경선과정 때 이명박 후보에 대해 “재산이 8000억원이란 말이 있다” “이명박 ‘X-파일’이 존재한다” 등의 발언을 해 당 윤리위에서 징계 처분을 받기도 했다.

-다음은 곽 의원의 라디오 발언 전문


- 이런 결정 내리시기 전에 이회창 후보 측과 얘기를 해보셨어요?


= 묘하게도 저도 언론에 28년을 있었습니다만 연고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쪽과 어떤 사전에 교감이 있었다면 마음이 께름칙하겠죠. 그러나 저로서는 이명박 후보가 안 된다면 보수 세력의 대안으로 나와 있는 이회창 후보를 도와줘야 하는 게 아니냐. 그래서 저는 사전에 아무 연락 없이 오늘 오후에 찾아갈 것이다. 가면 문을 열어주실 것이고 나름대로 일할 자리는 나오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다.


- 지난 경선이 있고 나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측과 그 반대편과 당내 갈등이 계속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공천권 문제도 미묘한 사안이었다. 이번 탈당을 결정하시면서 공천권과 관련된 미묘한 부분들도 작용한 겁니까? 어떤 서운함이라든지?


= 국회의원치고 공천 걱정 안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사실 정치인이 울타리인 당을 떠난다는 것은 최악의 선택 수단이거든요? 그런데 그러한 기득권을 모두 버릴 때 모든 사태를 똑바로 볼 수 있고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지 않느냐 그런 마음에서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해야 한다, 지금 한나라당을 보십시오. 저는 정말 안타까운 것이 한나라당도 초선의원들이 50%가 넘게 출발했는데 지금 100여 명이 넘는 의원들이 이명박 후보의 경제 살리기라는 어떤 최면에 걸린 것처럼 그냥 줄서기 하고 따라가고 있지 않습니까? 누구 하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 기득권을 버릴 때 정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제 외침이 외롭게 파묻힐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안 되는 후보는 안 된다고 누군가는 분명히 말해줘야 한다는 심정으로 외치고 있는 것이다.


- 지금 그냥 줄서기를 하고 쭉 따라가고 있는 의원들이 많다, 그러니까 의견은 좀 다른 데 있은 데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가고 있는 의원들이 많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그런 사례들이 좀 눈에 띄시나 보죠?


= 동료의원들이니까 그런 정도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오전에 박근혜 전 대표 만나셨죠? 뭐라고 말씀하시던가요?


= 대표님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게 어떻겠냐, 그리고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렇게 꼭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겠냐 만류하는 입장이셨는데 이미 되돌릴 만한 상황은 지나갔고, 제가 그 말씀을 드렸다. 지난 경선 과정 속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던 팬클럽 박사모 수천 명이 거의 1년 가까이 생업을 포기하고 자기 돈을 내서 버스를 타고 합동연설회장을 전국을 다니면서 고생하신 그런 분들이 지금 수차례의 회의 끝에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러 가 있거든요. 마침 제가 사이버 팀장이었다. 그런 분들의 실정도 누군가 한 사람은 헤아려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그 분들과 함께 동참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이미 그 정도 결심이 다 되셨군요. 그런 말로 그냥 끝을 맺었다.


- 박근혜 전 대표가 내일부터 이명박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시지 않습니까? 어떤 심정으로 나서신다고 보세요?


= 저는 내일 유세를 안 나서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박 대표로서는 경선에 승복하셨고 또 당원으로서 선거운동 기간이 되면 할 도리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셨기 때문에 그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서 나오시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유세를 보는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들 심정은 어떤가요?


= 저는 이제 한나라당을 떠난 입장이니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정치적인 굴욕을 강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박 대표가 물론 경선 승복을 하고 당원으로서의 할 도리를 다하겠다고 하지만 치열했던 경선 과정 속에서 박 대표가 여러 가지 하신 말씀, 또 저쪽에서는 우리 박 대표를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그런데 지금 와서 정당민주주의 원칙에 따라서 유세를 하라고 상당한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정말 제가 박 대표를 모셨던 충정으로서는 박 대표에게 정말 정치적인 굴욕이 되지 않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 이명박 후보 측에서 굴욕을 강요하고 있다는 말씀이신데 가장 기억나는 사례가 어떤 걸까요?


= 구체적인 사례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유세에 나오도록 여러 가지 압박이 가해졌다고 이해하시면 되겠다.


- 당내 융합이 여전히 안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시는 것 같습니다?


= 당내 융합이라는 것이 경선 과정 이후에 지난 3개월 가까이 보여준 리더십은 우리가 비판하는 두 가지 아닙니까? 마치 승자가 패자를 단죄하다시피 윽박지르고 두 번째는 승자 독식이 당연한 논리 아니냐는 식으로 독선적인 리더십을 저는 봐왔거든요. 그런 리더십 속에서 어떻게 화합이 됩니까? 그냥 물리적으로 한나라당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마지못해 가고 있는 것이지.


- 그렇게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의원들이 많이 계십니까?


= 없지는 않다고 봐야 안 되겠습니까?


- 그렇다면 이게 곽성문 의원 한 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추가 탈당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얘기로 들리다.


= 다음 주에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일정과 상황을 보면 몇 분은 더 있다고 봐야겠죠.


- 다음 주 상황이라면 BBK의 검찰 중간수사가 발표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 그게 아마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주겠죠.


- 그렇다면 BBK 수사 발표에서 이명박 후보가 어떤 식으로든지 연관성이 드러난다면 대거 탈당도 이뤄질 수 있고?


= 그 점에 대해서는 다른 동료의원들의 얘기라서 제가 말하기가 그렇습니다만 추가적으로 연쇄적인 파장이 있을 것이다. 정치는 정말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음 주 상황을 가정할 수는 없지만 저는 BBK와 관련 없이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판단하고 결단을 내렸고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이 몇 분은 더 계시다는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 BBK 상황에 따라서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을까요?


= 경선 이후에 거의 3개월이 지났는데 그 동안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삼성동 자택에서 칩거가 상당기간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박근혜 전대표가 고민이 많이 있으실테고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우리 원내 의원들뿐만 아니라 바깥에 있는 보수 세력의 많은 분들이 의견을 전달하고 계실 거고, 그래서 여러 가지로 박 대표의 고민이 심각하고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계시다는 점을 우리가 이해해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 그런데 이거 경선 불복 아니냐는 비판들도 있다는 거 아시죠?


= 그렇다. 불복이라고 비판하면 하는 수 없죠. 그 비난은 제가 받아야죠. 그렇기 때문에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처음에 당이라는 이 둥지를 벗어나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예를 들어서 저도 그냥 시키는대로 잘하고 있으면 내년에 여러 가지 공천도 보장될 수 있겠죠. 또 그런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걸 버리고 제가 이런 엄동설한에 허허벌판에 떠날 때 그런 자기희생을 각오했으니까 그런 점에서 경선 불복에 대한 어떤 잘못이 있다면 좀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면 어떻겠나 하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