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선진당)

선진당‘20+α’땐 캐스팅 보트 밑돌면 이회창 입지마저 흔들

goldking57 2008. 4. 9. 16:00

선진당‘20+α’땐 캐스팅 보트 밑돌면 이회창 입지마저 흔들 [중앙일보]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총선 전략판을 거듭 수정해 왔다. 첫 포부는 컸다. 국민중심당과 합당을 선언한 2월 중순 그는 “100석쯤 확보한 제1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표보다는 희망이었다. ‘이회창’이란 이름은 알아도 자유선진당을 모른다는 유권자가 태반이었다. 그래서 당의 공천심사가 시작될 즈음 그는 목표치를 50석으로 낮췄다.

한나라당의 과반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선거 막판, 이 총재의 목표는 또 한번 수정됐다. 거대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의 벽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총선을 하루 앞둔 8일 “교섭단체 구성을 확신한다”며 “거기서 좀 더 (의석을) 얻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α’라는 새 목표치를 내세운 것이다. 그래서 선진당의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구성 여부는 노(老) 정치인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섭단체를 무난히 구성해 낼 경우 이 총재는 캐스팅 보트를 쥔 독자 세력화를 꾀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 대항하는 대안 보수 정당으로 명맥을 유지할 수도 있다.

만약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다면 그의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지난 대선에서 15%의 득표율로 기사회생했던 이 총재는 또 한번 정계 은퇴의 궁지에 몰릴지 모른다. 특히 소속 의원들이 한나라당으로 대거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진당 핵심 관계자는 “불완전한 교섭단체에 머물 경우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기려는 의원들이 나올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물론 친박연대나 무소속 등과의 연대로 활로를 모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친박연대 등 한나라당 탈당파가 이 총재를 파트너로 택할지도 불투명하다. 그 때문에 교섭단체 구성은 이 총재나 선진당 존립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정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