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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이명박, 2000년 `BBK 직접설립' 자인"

goldking57 2007. 12. 16. 16:16
신당 "이명박, 2000년 `BBK 직접설립' 자인"
김상민 기자 sarangha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지난 2000년 10월 서울 소재의 한 대학 특별 강연에서 "(내가) BBK를 설립했다"는 발언을 한 동영상이 16일 공개됐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이날 오전 9시 국회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0년 10월17일 이명박 후보가 광운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에서 실시한 특강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에 따르면 이 후보는 "요즘 제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인터넷 금융회사를 창립을 했다. 해서 금년 1월달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을 하고 이제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서 사이버 증권회사를 설립을 하기로 생각을 해서 지금 정부에다 제출을 해서 이제 며칠 전에 예비허가가 나왔다"고 말했다.

  • ▲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지난 2000년 광운대 특강에서 BBK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제공=대통합민주신당

이 후보는 동영상에서 "미국에 1년 반 있는 동안에 많은 것을 생각해 봐서, 제가 21세기에 맞는 내가 이제 대한민국에 와서 인터넷 금융그룹을 만들었다"고 밝히고 "증권회사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하고 있는 금융부문에 일을 하는데 그게 부수로 필요한 증권회사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증권회사는 금융감독원에다 승인을 맡아야 하는데 그게 6개월 걸렸다"고 소개했다.


이 후보는 또 "21세기에 맞는 내가 이제 대한민국에 와서 인터넷 금융그룹을 만든거죠. 제가 어제자 신문에 증권회사를 만든다 이렇게 신문에 났다" "BBK 투자자문회사는 금년에 시작했지만 이미 9월 말로 28.8% 이익이 났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신당과 시민단체 대표들은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이 후보가 BBK와 관련해 문제가 있으면 대통령직을 걸고 책임지겠다고 했던 말을 상기시키며 이 후보가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 16일 한나라당 이명박대선후보의 BBK 설립 발언을 담은 동영상을 입수한 대통합민주신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후보의 거짓말이 탄로 났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진한 기자

무소속 이회창 후보 역시 이날 오후 2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동영상 공개와 관련, 이명박 후보는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동영상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당당하게 대응하라”면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선대위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동영상은 지난 2000년 10월 17일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광운대 동영상 강의를 촬영한 김모씨 등 3명이 동영상 공개를 대가로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 등에 거액을 요구하다가 15일 밤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이 와중에 김모씨 등은 신당측에 동영상이 담긴 CD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명박 후보가 BBK를 설립했다는 내용이 담긴 CD가 있다"면서 15일 오후 7시쯤 서울 서대문구 한 호텔에서 한나라당 관계자를 만나고 협박해 30억원을 뜯어내려 한 혐의(공갈 등)로 김모(54)씨 등 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씨는 신당과 이회창 후보 측에도 접촉해 수십억원의 거액을 요구했다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이에 대해 “당시 이 후보가 동업자였던 김경준 전 BBK대표를 띄워주기 위해 그런 식으로 말한 것 같은데 이미 다 해명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위원장은 “동영상 내용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 이미 경선과정부터 제기됐던  것”이라며“검찰에서 수 없는 자금추적과 관련자 진술, 주식 분포도를 전부  조사했는데 그 내용과 실체적 진실이 틀리다”고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도 “공갈범들이 내놓은 동영상에 나온 내용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없다”며 “검찰에서 수많은 계좌 추적과 참고인 조사를 통해 밝혀진 실체적 진실, BBK는 이명박 후보의 소유가 아니라는 실체적 진실은 바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갖는 금융 사업을 소개하면서 복잡한 사업들을 일일이 구분해서 설명하지 않고 동업자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정확한 표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