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한나라당 경선 중반 판세와 종반 전략

goldking57 2007. 8. 5. 16:34
한나라당 경선 중반 판세와 종반 전략 [연합]
李 `10-12%P차 대세고착` vs 朴 `3-4%P차 역전시작`
지난달 21일 공식 개막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전이 5일로 꼭 2주일이 지나면서 반환점을 돌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원희룡, 홍준표 의원 4명의 예비주자들은 총 13차례의 지방 합동유세중 6라운드를 소화하며 전체 레이스 구간 중 반환점을 찍고 결승선을 향해 막판 스퍼트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작년 6월말 서울시장과 당 대표직에서 각각 물러난뒤 1년 넘게 경선고지를 향해 쉴새없이 달려온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남은 2주에 모든 것을 건 '진검승부'를 벌여야 할 입장에 놓였다.

개선가를 부르며 청와대를 향한 진군을 계속 할지, 아니면 패배의 쓴 잔을 마시며 새 길을 찾아야 할지가 2주 후면 판가름 나는 만큼 두 주자는 그야말로 사활을 건 혈투에 나서고 있다.

두 주자는 벌써부터 중반 이후의 기선제압을 위해 "이명박 대세론이 확실하게 굳어졌다", "박근혜 바람이 불면서 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고 각각 주장하며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반 판세 = 선거운동 초반 발표된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30% 중반대를 유지하며 20% 중반대의 박 전 대표에 비해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주 합동유세 결과가 반영된 여론조사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아 현 시점에서의 정확한 지지율 격차를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6차례의 합동유세를 거치면서 당심의 움직임이 감지된 만큼 지지율에도 어느정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시장 캠프는 최근 실시된 수차례의 자체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를 10~12%포인트 가량 여유있게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대세 상승론'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대의원에서 최소 15%포인트 이상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 전 시장측은 이러한 '조직력'에 힘입어 현재 비교적 근소한 우위에 있는 당원과 국민선거인단 지지율 역시 막판으로 갈수록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캠프측이 주장하는 지역별 판세는 ▲수도권과 호남에서는 여론조사 및 대의원 표심 모두 20%포인트 이상 '압도적 우세' ▲부산.울산.경남은 여론조사 '백중우세', 대의원 15%포인트 우세 ▲경북.강원은 '백중' ▲대전.충청.대구는 '백중열세'로 각각 분류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전체적으로 10%포인트 가량 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령대 별로는 40대에서 최대 25%포인트, 30대에서 최대 20%포인트 가량 박 전 대표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표 지지층이 많을 것으로 인식돼온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도 5~7%포인트 우위에 있다는게 이 전 시장 측의 주장.

이런 가운데 캠프는 경선 결과가 박빙으로 끝날 경우 경선 후유증이 심해지면서 자칫 정권 재창출에 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사표방지 심리가 증폭될 경우 이 전 시장에 대한 '막판 표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형준 캠프 대변인은 "현재의 추세를 유지한다면 막판 사표 방지 심리와 경선 후유증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경선에서 많게는 3만표 이상 박 전 대표를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은 외견상 지지율이 답보상태지만 선거인단의 구성비나 투표참여율, 지역 등을 감안한 이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3-4%포인트로 좁혀졌다는 입장이다.

특히 여야 예비후보 전체가 아닌 한나라당 후보 4명만을 상대로 지지도를 조사할 경우 격차가 더욱 좁혀지며, 순수 한나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할 경우 그 차이는 더 작아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일 SBS-TNS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4명의 예비후보를 놓고는 이 전 시장과의 실제 지지율 격차는 9.2%포인트였지만 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6.7%포인트, 경선참여층에서는 0.6%포인트에 불과한게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고 캠프측은 주장하고 있다.

같은 시기 글로벌리서치 조사에서도 여야 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지지도에서는 4.0%포인트 뒤졌지만 한나라당 4명 후보만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2.7%포인트로 좁혀졌고, 한나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5.1%포인트 차이로 오히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캠프측의 주장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이같은 결과가 '선거인단 구성 프리미엄'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민선거인단에서 '박 후보 적극지지 및 투표 적극 참여층'인 50대 이상이 실제 평균 인구비율 보다 높은 60%를 차지하면서 일반 여론조사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같은 변수가 7∼9%포인트의 여론조사 격차를 상쇄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 측은 합동연설회를 거치면서 '박풍(朴風.박근혜 바람)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단언한다. 박 전 대표 측은 7월 초 부산.울산.경남에서 3.4%포인트 앞섰던 지지율이 연설회를 거치면서 현재 17%포인트로 벌어졌고, 강원.제주에서도 같은 시기 7.2%포인트 뒤졌으나 현재는 8.4%포인트 격차로 리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천.경기 역시 19.8%포인트 뒤지다가 지금은 그 격차가 12.7%포인트로 줄어들며 따라잡기를 하고 있다는게 박 전 대표측 분석.

한편 현재 243개 당원협의회(옛 지구당) 중 양 캠프가 서로 우세를 주장하고 있는 당협은 이 전 시장측이 140곳, 박 전 대표측이 106곳 정도다.

◇향후 전략 = 양측 모두 '우세지역 관리', '열세지역 공략' 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집토끼'를 단속하면서 '산토끼'를 최대한 많이 잡아 경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계산이다.

이 전 시장측의 필승전략은 대세론 굳히기와 막판 흑색선전 차단 두 가지로 집약된다. 막판에 터져나올 각종 음해성 주장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6월 검증국면 때처럼 지지율이 일시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세론과 관련해선 캠프 소속 의원들을 모두 지역구로 내려보내 당원, 대의원, 국민선거인단을 최대한 접촉토록 하면서 대세론을 바닥까지 확산시키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그러면서 여의도 캠프 본부에선 지역 당협조직을 통해 확보한 선거인단 명부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전화를 통해 표 단속을 할 계획이다.

또 당협위원장과 대의원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대의원 1-2명이 유권자 10명씩을 전담하는 '밀착마크' 전략을 통해 지지세를 확산시켜 나가는 동시에 남경필 경기도당위원장을 비롯한 중립지대 당협위원장들을 최대한 끌어들여 대세몰이에 박차를 가힐 방침이다.

선거인단별로는 대의원은 '고착화 전략', 당원은 '대세론 설파 전략', 일반국민 선거인단은 '투표율 제고 전략' 등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각오다.

박 전 대표측의 판깨기 시도 등 막판 '돌출행동'에도 적극 대비키로 했다. '당근과 채찍' 전략을 통해 박 전 대표측의 터무니없는 의혹 부풀리기에는 강력 대응하되, 평소에는 박 전 대표 캠프를 달래면서 경선이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박 전 대표 캠프는 향후 '수도권+50대 이상' 지지율 5%포인트 높이기를 필승 전략으로 세웠다.

초열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서울 지역에서는 박 후보가 직접 나서 표심을 훑는다는 방침이다. 인기 스타에 버금가는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현장 득표력이 강한 '개인기'를 십분활용해 이 전 시장의 표밭을 잠식한다는 계획이다.

또 각 지역 책임자들로 하여금 당협위원장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당원을 집중 공략, 당심에서의 우위를 점하겠다는 방침. 부산.경남 등 5%P차 우세 또는 박빙 지역에서도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자신의 지역구 뿐만 아니라 비(非)자파 지역구까지 할당해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 그러면서 대구.경북과 강원, 춘천 등 자체 판단으로 15%포인트 이상 앞서는 초강세 지역에서는 기존 조직을 총가동해 대의원과 당원, 국민선거인단의 투표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전 시장측의 대세론이 꺾이기 시작한데다 선거가 중반전을 넘어가면서 이 전 시장측이 금품살포 등 물량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부정선거 엄중감시를 통해 각종 불법.탈법 행위를 적발해내는데도 주력키로 했다.

캠프 관계자는 "당내 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는 독특한 표심이 작용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게 된다"면서 "우리는 흐름상 따라붙고 이 전 시장 측은 쫓기는 입장이어서 심리적으로도 우리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