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의혹 관련 검찰수사의 맥을 정확히
짚고있는 한겨레와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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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검찰 수사와 관련 대단히 구체적인 정보들을 쏟아내고 있다.
인터넷 한겨레는 17일, "(이명박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홍은프레닝이 서울 강동구 성내동 땅
에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초고속으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준 것으로 확인
됐다"고 보도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홍은프레닝은 이명박 큰형 이상은과 처남 김재정이 대주주로 있는
㈜다스 자회사이며, 서울시 특혜조치로 성내동 땅에 주상복합건물 '브라운스톤천호'를
지어 막대한 개발이익을 올린 바 있다.
또한, 98년 12월 작성된 ‘포항제철 경영관리실태에 관한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를 인용, 포스
코가 김재정으로부터 사들인 도곡동 땅이 "일반주거지역이어서 건폐율과 용적률의 제한이 큰
데다, 토지의 1/7은 도시계획시설도로에, 1/10은 도시계획도로에 편입돼 사업 타당성이 없다.
특히, 사업 대상 부지에 포함되어 있는 공유지 토지대금을 10억원 적게 계상하고, 사업비 투입
기간을 줄여 잡아 금융비용을 축소시킴으로써 실제 19억원 손실이 발생되는 사업을 29억원 이
익이 남는 것처럼 부풀려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로인해 포스코 직원 2명과 임원 1명이
감사원으로부터 문책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경향닷컴은 17일, "검찰 수사가 ▲자동차 시트를 만드는 다스가 2003년 4월 홍은프레닝을
인수한 배경 ▲홍은프레닝이 성내동 일대 땅을 매입한 후 수개월 뒤 뉴타운으로 지정된
경위 ▲2년 뒤 서울시로부터 고밀도 개발이 가능한 균형발전촉진지구(이하 균촉지구)로 지정된 경위등에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미 검찰은 서울시, 강동구청, 시공회사 관계자들을 소환, 상당부분 의혹의 실마리를 풀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검찰의 서청원 박근혜 캠프 고문의 피고소인 자격 소환 사실을 전하면서 검찰측 “서 전
의원 주장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미 포철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언급
용을 소개했다. 그런 가운데 "도곡동 땅의 실소유자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차츰 윤곽을 잡아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취재기자의 분석까지 곁들였다.
역시 필자가 예상했던 대로 검찰의 이명박 관련 의혹 수사가 '홍은프레닝 성내동 주상복합
개발 특혜 의혹'과 '도곡동 땅 매각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의 두가지로 압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들 두가지 의혹에 있어서 검찰은 무엇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추고 있
는 것일까?
경향닷컴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크게 두가지라고 볼 수 있다. 첫째, 개발 과정(성내동 주상
복합) 및 매각 과정(도곡동 땅)에서의 이명박과 김재정간 유착 여부에 관한 부분이고, 둘째,
개발 및 매각으로 인해 발생한 수백억대 이익금이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에 관한 부분이다.
이 중 하나라도 밝혀내면 김재정 재산과 이명박이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이명박 캠프의 해명이
무너지게 되며, 그렇게 되면 검찰 수사가 자연스럽게 차명재산 여부 규명 쪽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게 된다.
李 캠프 고소고발로 시작된 검찰수사의 방향성과
의도는 과연 무엇인가?
그렇다면 과연 검찰수사의 방향성과 의도는 과연 무엇인가? 이에 대해 분석하기 위해서는 지금
까지 정치인이 타겟이 되었던 사건에서 검찰이 어떠한 논리와 메카니즘으로 움직여왔는지에 대
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지난 2002년 이회창 '3대 의혹'과 관련된 김대업과 설훈에 대한
검찰수사이고, 둘째는 지난 2003년 노무현 정권 출범 직후 시작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한
대선자금 수사다.
2002년 당시 검찰은 '최규선 20만달러 수수설'과 '기양건설 10억원 수수설'에 대해서는 4월,
'김대업 병역비리 폭로 의혹'에 대해서는 8월 각각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 의혹과 관련 검찰은
1년 넘게 시간을 끌어오다가 대선이 끝난 후 뒤늦게 모두 ‘무혐의’와 ‘근거 없음’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2003년 대선자금 수사에 있어서는 노무현 대통령 핵심측근인 안희정, 정대철,
이상수를 줄줄이 구속시킨데 이어 이회창 후보 핵심측근인 김영일, 서정우, 이재현 등을
연이어 사법처리하였다.
일견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인 것 같지만 이들 두 사건에 있어서는 두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검찰수사와 관련 검찰 스스로 그 방향성과 의도를 초기단계에 분명하게 드러냈다는
것이며, 둘째, 검찰이라는 조직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수사가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보다 쉽게 말하면 초기단계에 검찰수사가 '시간끌기'로 갈 것인지 '속전속결'로 갈 것인지에
대해
검찰이 분명한 의도를 드러냈음을 알 수 있다. 즉, 2002년 이회창 3대 의혹 수사에 있어서는
김대업과 설훈은 물론, 이회창측의 그 누구에게도 손을 대지 않았던 반면, 2003년 대선자금
수사에 있어서는 초기단계에 여권 실세인 안희정을 구속시켰으며, 결국 민주당과 한나라당
지도부 및 당직자들의 대규모 구속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검찰 조직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에 이미 이회창-노무현 양강구도가 고착화
되었던 2002년 선거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이 결코 검찰 스스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았고, 2003년의 경우 이미 새 정부가 들어선 상황인 만큼 여야 모두에 대해 '성역없는'
수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대선자금 절대규모가 큰 한나라당에게 충분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만큼 여권실세 구속에 따른 부담을 충분히 덜 수 있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1/10 발언이
나왔음에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그것을 넘어서는 여당의 불법대선자금 발표가 나온 것도
이와같은 배경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과거 사례에 비추어볼 때 지금 검찰이 움직이는 방향성과 의도는 과연 2002년 수사와
2003년 수사 중 어느 쪽에 가까운 그림인가? 감을 잡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대답이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국정운영을 위한 핵심 정보기관인 국정원을 사실상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았을 뿐아니라 박근혜 캠프 외곽조직 책임자인 홍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2002년과 같은 '시간끌기' 및 '눈치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놓았다.
그런 가운데 한겨레와 경향을 통해 끊임없이 수사 흐름을 흘리면서 여론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 분위기에 있어서 2003년과 매우 흡사하다.
강재섭의 변화된 행보와 홍준표의 '아슬아슬' 발언을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
필자가 주목하고 있는 또 하나의 팩트는 바로 강재섭과 홍준표의 스탠스 변화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면 첫째, 검찰 요직을 거친 법조인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이며, 둘째, 특정 후보에
섣불리 '올인'할 만큼 정치적 감각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강재섭은 민정계 출신인
데다 박철언 최측근이라는 '딱지'가 붙어있음에도 끝내 한나라당 대표에 선출될 만큼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다. 홍준표 역시 검사로서는 치명적인 비명문고 출신에 비서울대라는
컴플렉스를 딛고 '모래시계 검사'로 부상했고, 이를 발판삼아 정계 입문하여 결국 한나라당
주류에 진입할 만큼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들이 최근들어 매우 놀라운 변신과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강재섭은 주민등록초본 유출로 홍모씨가 검찰 조사를 받음으로써 朴 캠프 분위기가 사실상
쑥대밭이 된 상황에서 진행된 박근혜 출판기념회에 참석하여 "박근혜 후보는 무엇이 당에
도움이 되겠는가를 먼저 생각하며, 아무리 위험해도 앞을 보고 나아가는 사람이란 것을 느꼈다.
박근혜 후보의 삶을 보면 한편의 기가 막힌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이 드라마의 결론이 해피
엔딩으로 끝날 것을 기원한다"는 뼈있는 축사를 건넸다. 물론, 당 대표로서 대선후보 '빅 2'
중 하나인 박근혜 출판기념회에 참석하여 축사를 하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이명박
측이 사실상 박근혜 성토대회를 열면서 당 지도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코 쉬운
행보가 아니다. '좌고우면'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강재섭임을 감안할 때 민감한 시기에 참석하여
축사까지 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홍준표의 행보도 결코 예사롭지 않다.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벌어진 당 중앙위
전국청년연합회 출범식에서 홍준표는 "지금 박 전 대표 측에 큰 파도가 몰아쳤는데 또 한번
(박 전 대표에게)반전의 기회가 올 것이다. 두 세번 (반전의)계기가 오면서 8월 19일 한나라당
후보가 극적으로 탄생할 것으로 본다. 오늘 박 전 대표 지지하는 분들은 실망하지 말고 이번
주만 참고 견뎌라"고 말했다. 물론, 분위기가 침체된 박근혜 및 박근혜 지지자들을 겨냥한
덕담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바로 "실망하지 말고 이번 주만 참고
견뎌라"고 말한 부분이다. 그냥 일반적으로 참고 기다리라고 하면 덕담으로 볼 수 밖에 없지만
'이번 주'라는 시한을 설정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강재섭과 홍준표 만큼 검찰이라는 조직의 생리를 뼛속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변화된 스탠스를 보이고 있는 것도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특히, 이명박, 박근혜와 함께 자신도 대선후보 중 하나인 홍준표가 경쟁자 중
한명인 박근혜에게 던진 덕담으로 간주하기에는 그 내용이 너무도 구체적이고 편향되어 있다.
평소 이명박과 박근혜간 '검증 공방'에 대해 중립적이면서도 '일정한 거리 두기'를 해온
홍준표이기에 더더욱 이상한 느낌이 든다. 결국, 강재섭과 홍준표는 검찰의 이명박 '목 조르기'
가 이번 주말을 넘기면서 본격화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강재섭의
경우 자신의 강력한 만류에도 불구 김재정과 이명박 측이 고소고발 취하를 끝내 무산시킨데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기류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검찰수사가 결코 이명박 측에 유리하게 나오기 어려운
구조적인 이유?
그렇다면 왜 이명박 캠프는 검찰수사의 방향성과 의도에 대해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첫째는 이명박 캠프 전반에 흐르는 '과대망상증'에
가까운 자신감이고, 둘째는 캠프 내부에 검찰의 움직임에 정통한 측근들이 별로 없다는
약점이다.
이명박 캠프가 검찰수사에 대해 큰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위상이
2002년 당시의 이회창을 능가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대망상증'
을 유발하고 있는 두개의 축은 바로 조중동과 여론조사기관이다. 여론조사기관이 계속해서
이명박을 띄우고, 이를 조중동과 인터넷포털이 충실히 받아서 보도하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세론'이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아마도 이들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더욱이,
한나라당 지도부가 결코 자신에게 우호적인 '중립' 스탠스를 깨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명박 캠프 내에 검찰수사에 정통한 참모들이 별로 없다는 것도 이와같은 '과대망상증'을
깨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다. 물론, 선대위원장인 박희태가 고검장 출신이기는 하나 주호영은
판사 출신이고, 그 이외에는 법조인 출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박근혜
캠프는 김재원, 김기춘, 주성영은 물론, 민주당을 탈당하여 최근 캠프에 합류한 함승희까지
그야말로 검찰 출신이 북적거리고 있다. 검찰수사와 관련한 정보에 있어서 누가 더 핵심적인
맥을 짚고 있을지에 대해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강재섭과 홍준표까지 가세했다면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한가?
현재 검찰의 스탠스를 옥죄고 있는 가장 큰 구조적 딜레마는 바로 검찰 스스로의 위상에
관한 부분이다. 일부 이명박 지지자 및 박근혜 지지자들은 김성호 법무장관이 이명박의
고대 후배라는 점을 지목하면서 검찰이 이명박 측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수사를 마무리지을
모르는 처사다. 만일 검찰이 국정원, 열린우리당 및 박근혜 쪽에만 일정수준의 타격을 입혀
놓고 수사를 마무리짓는다면 이는 검찰의 위상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만들게 될 것이며,
만일 그러한 방향으로 김성호가 수사를 지시한다면 검찰에서는 제2, 제3의 홍준표와
함승희가 나올 수 밖에 없게 된다. 김성호 입장에서야 이명박에게 잘 보여서 뱃지도 달고
총리나 감사원장을 하고 싶을 수도 있지만 일선 검사들이 이를 놓아둘 리 없다.
더 큰 문제는 만일 검찰수사가 이명박에게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형식으로 마무리될 경우
향후 범여권 단일후보가 등장한 상황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이명박을 향해 그 어떠한
검증 공세도 완전히 무력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명박 입장에서는 범여권
후보의 공격을 받을 때마다 "검찰에서 나는 물론 내 사돈의 팔촌까지 아무리 의혹을 들쑤셔
봐도 티끌만큼도 팩트가 나온 것이 없다. 따라서 이것은 나를 음해하려는 명백한 네거티브"
라고 주장할 때에 더 이상 범여권 후보가 대항하거나 반박할 수 있는 카드가 상실된다.
검찰이 '권력의 시녀'도 아닌 '궁물의 시녀'로 국민들의 조롱을 받으면서 스스로를 만신창이
로 전락시킨 결과, 이명박에게 면죄부가 발급되고 범여권이 무장해제된다는 것에 대해 검찰
구성원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고 승복할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결론적으로, 검찰이 국정원과 박근혜 캠프를 건드린 것은 이명박과 이명박 지지자들에게는
'호재'가 아닌 '악재'로 보아야 한다. 결국, 검찰은 이명박 측이 아닌 정부여당과 박근혜를 먼저
건드림으로써 사실상 '성동격서(聲東擊西, 서쪽을 향해 소리치면서 동쪽을 때린다)'의 모양새
를 갖춘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2003년 대선자금 수사에서 최고실세인 안희정을 구속시키
면서 여권 수사를 신속히 마무리짓고 한나라당 쪽으로 본격적인 무게중심을 옮긴 것과 같은
형국이다. 홍준표의 '1주일만 기다려라'는 것은 바로 이와같은 검찰의 방향성과 의도를 간
파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
검찰이 먼저 수사를 개시했더라면 100% '정치공작' 의혹이 제기되었을텐데 이명박 측이 먼저
고소고발을 했으니 검찰 입장에서는 큰 부담없이 조직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잡은
셈이다. 더욱이 박근혜 캠프 관련자 기소에 대해 이명박 측이 환호성을 지르며 큰 의미를
부여한 만큼 향후 전개될 수사에 있어서 이명박 측이 '정치공작'이라고 역공을 펼 명분도
스스로 상실한 셈이니 이래저래 검찰만 살판나게 생겼고 이명박 쪽은 '정치적 그로키' 상태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자승자박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