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view님의 블로그

다시 청와대를 생각한다

goldking57 2007. 4. 1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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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청와대를 생각한다


11월 14일 서울의 하늘은 더 없이 맑고 푸르렀습니다. 코끝이 시릴 정도로 제법 쌀쌀한 초겨울 날씨였지만 전날 조금 내린 비 덕분인지 오랜만에 공기도 꽤나 맑아졌습니다.


가을하늘이 좋다지만 저는 이렇게 조금은 추우면서도 맑고 푸르른 겨울하늘이 더 좋습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르고 높은 겨울하늘에선 어떤 푸른 기백 같은 게 느껴지고, 왠지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요, 푸른 겨울하늘에선 한없이 맑고 투명한 블루의 세계가 주는 고품격의 이미지가 내려오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지친 도시인의 영혼을 깨끗하게 해주는 듯한  초겨울 푸른 하늘을 보며 너무나 시끄러운 요즘 정국이 제발 저 하늘처럼 청명해지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늘 좋고 공기 맑은 초겨울 아침이었지만 조간신문을 보면서 저의 취미이자 습관인 ‘정국 걱정’이 깊어졌습니다. ‘이래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한심한 내용의 기사들만 실려 있었으니 ‘우국의 심정’이 들 수밖에요.  


신문의 4면과 5면에는 요즘 거의 ‘공공의 적’처럼 되어버린 이백만이라는 청와대 홍보수석과 이병완이라는 현 대통령비서실장의 ‘부동산’ 문제, 거기에 한수 더 떠 ‘사표내도 봉급 주는 친절한 청와대’에 대한 기사가 한가득 실려 있었습니다.


현재 청와대에서 일하는 ‘손 큰’ 청와대 사람들은 동료가 청와대를 떠나게 되면 마음이 너무 아파, 사표를 받고 나서도 한 석 달 정도는 그냥 ‘월급’을 주는 ‘푸짐한 인심’을 보여 주었다네요.


물론 그 ‘돈줄’이야 착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얄팍한 호주머니죠.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든 국민들에게서 ‘혈세’를 받아 사표내고 출근도 하지 않는 ‘전직동료’들을 먹여 살렸다고 합니다. 인정 넘치는 ‘무노동 유임금’인 셈이지요. 국민 어려운 줄 알면 이럴 수는 없는 건데....


그렇잖아도 블로그를 쉬는 동안 대한민국 정치권에서는 요상한 일들이 연일 벌어졌습니다.


그 가운데 제일 히트는 아무래도 건설부 장관의 ‘신도시 건설망언’과 청와대 홍보수석이라는 사람이 ‘글재간’을 부려 쓴 ‘지금 집 사면 낭패 본다’는 복덕방 영감 같은 글과 곧이어 터져 나온 바로 그 사람의 구린내 나는 ‘부동산 축재기’였습니다. 아마도 이 세 가지가 서로 금메달을 놓고 자웅을 겨루는 바람에 ‘북핵 위기’고 뭐고 다 시들해진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진짜로 큰일 난 건 지금 대한민국에 불어 닥친 ‘핵폭탄 급’의 부동산 광풍이 거의 ‘민란’을 유도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일 겝니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자고 나면 억 씩 오른다’는 아파트 값 때문에 ‘잠 못 자는 국민’이 한 둘이 아니라는 소리는 개그가 아닌 실화라고 하더군요. 이 ‘부동산 광풍’의 끝은 어딜지 정말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오죽하면 ‘부하사랑’이 남달라 아무리 ‘민심’이 아니라고 성토를 해도 ‘절대로’ 문책성 인사는 하지 않는다는 현 대통령마저 사태의 심각성에 화들짝 놀라 ‘부동산 사태의 주인공들’인 건설부 장관과 청와대 홍보수석을 ‘즉각 경질’했겠습니까!


저는 지금 이 자리에서 청와대의 누구를 비웃거나 빈정대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 차제에 무언가를 좀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힘없는’ 평범한 보통국민이지만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해 작은 지혜나마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 자 적어보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저는 오늘부터 블로그를 재개하기 위해 어젯밤 그동안 제가 써왔던 글들을 뒤적여봤습니다. 특히 요즘 우리나라를 시끄럽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 사람들’에 대해 어떤 글을 썼는지를 살펴봤습니다.


200여개 되는 저의 블로그 칼럼 중에 ‘청와대’ 관련 글은 8꼭지 정도였습니다. 대충 훑어봤기에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관련된 기사를 보고 나서 쓴 글들이었습니다.


작년 이맘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경질하라’는 다소 격한 제목의 칼럼을 시작으로 ‘대통령이 여비서와 채팅하는 청와대 풍경’ ‘청와대 홍보수석인가 옹호수석인가’ ‘관운 좋은 청와대 박기영 보좌관’ ‘청와대 희롱한 브로커 윤상림’ ‘청와대의 좁쌀뱅이 소견머리’ ‘청와대 행정관의 마누라 죽이기’ ‘청와대 비서관들은 왜 그랬을까’ 등등의 칼럼을 올렸습니다.


예전엔 ‘청와대!’ 하면 권력의 최고 정상부로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엘리트들만이 근무하는 곳으로 알았습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청와대 대변인들도 거의 대부분 반듯한 인상의 엘리트 형들이 대부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심지어는 현 정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미워하는 ‘군부 독재 시절’에도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거친 ‘나라의 인재’들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스카이뷰의 블로그 1월 26일치에 실린 ‘청와대 희롱한 브로커 윤상림’편에도 썼지만 제가 어린 시절엔 ‘청와대’에서 일한다면 거의 ‘우러러 보는 경지’로 여길 정도로 ‘대단한 직장’이었습니다.


현 정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런 소리에 당장 권위주의나 독재의 잔재라고 ‘코웃음’칠 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국민들이 ‘청와대’에 거는 ‘기대’가 대단했던 것으로 봐야 할 겁니다.


대한민국을 잘 살게 이끌어 달라는 온국민의 간절한 염원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청와대’이니까요. 아무리 요새 우리나라에선 엘리트들을 경원한다지만 멍청한 사람들이 일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교육받은 ‘초 엘리트’들이 일하는 게 아무래도 더 낫지 않겠습니까?


왜 이건희 삼성회장 같은 분도 천재 한명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금언’을 했겠습니까. 천재가 다는 아니지만 나랏일을 맡아하는 정부 기관에는 그래도 좀 똑똑한 인재들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사법고시나 행정고시가 왜 어렵겠습니까! 


유달리 평등정신이 강렬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교육평준화다 뭐다 해서 지금 ‘나라의 엘리트’들을 배출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지만 이건희 회장 뿐 아니라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우리나라의 현 풍토에 심각한 걱정들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야 그냥저냥 살아가도 되지만 국력을 키우고 세계의 수많은 강국들과 겨루기 위해선 ‘엘리트 양성’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니 나라를 이끌어나가는 최고 권력자의 집무실인 청와대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야 당연한 거 아닙니까? 이건 아마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오죽하면 미국의 엘리트들도 자신이 일하던 대기업보다 급여는 십분의 일 수준이지만 그래도 한사코 ‘백악관 근무’를 선호하는 게 다 그런 이유에서가 아닐까요.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거!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나 해서도 안 되는 거지요.


그런데 좀 미안한 얘기지만 국민의 정부라는 DJ정권 이래 지금까지 그저 ‘아무나’ 연줄만 좀 닿으면 ‘청와대’에서 일하는 것 같았고, 그러다보니 ‘청와대’를 자신의 입신양명은 물론이고 ‘치부’의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어난 ‘부작용’이 한 두건이 아니지요.


지금은 다 잊혀져가지만 오늘 경질된 이백만이라는  홍보수석의 선임자였던 조기숙이라는 여성은 어땠습니까? ‘대통령은 21세기에 사시는데 국민들은 20세기 군사독재시절에 살고 있다’는 극도의 아부로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고 청와대를 떠날 때까지 ‘대통령과 채팅하는 여비서’로서의 임무에 충실했었죠.


그녀 뿐 아니라 최근까지 청와대에는 우리가 보기에 ‘급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서 대통령의 ‘혜안’을 어지럽혔다고 봅니다.

오늘 경질된 이백만이라는 사람도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할 온갖 아부발언으로 현 대통령의 ‘환심’을 샀다고 합니다.


‘박정희는 고교 교장, 노무현은 대학총장’이라거나 ‘박정희는 자동차 노무현은 신형 비행기’ 뭐 이런 치졸한 비교를 ‘말’도 아닌 ‘글’로 남겼고, 인터넷에 실린 그런 글들이 ‘인터넷 좋아하는’ 현 대통령 눈에 들어 ‘발탁’되었다고들 하는군요.


그는 물러나는 오늘까지도 그 인터넷에 ‘대통령 찬가’를 잊지 않고 올려 ‘사후관리’마저 철저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았답니다. 그 정도의 ‘충신’이라면 ‘회전문 인사’의 달인이라는 현 대통령이 물러나기 전에 다시 한번 불러 주실 지도 모르니까요.


얼마 전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바다 이야기’사건’과 관련해서도 ‘그쪽’ 사람들의 ‘살벌한 언행’이 우리를 놀라게 했었지요. ‘급이 안 되는 사람을 청탁해와 거절했다가 보복 인사조처 당했다’는 문화부 전직 차관에겐 청와대 비서가 ‘배 째라는 거죠?’라는 조폭 같은 협박을 했다죠.


나중에 국회에 나와서 자기는 그런 말 한적 없다고 강변하는 그 비서를 보니까 정말 인상이 무섭더라구요. 청와대 말고 ‘음지 쪽’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보인 그는 국회가 어디라고 마구 ‘말대꾸’를 하는 바람에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조차 눈살을 찌푸리며 주의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위아래 없이’ 막나가자는 스타일이더군요. 저 사람 청와대 비서관 맞아? 라고 묻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얼마 전 아내 살인죄로 ‘13년의 형’이 확정된 청와대 홍보실 행정관 출신은 또 어떻구요. ‘청와대 현직 고위 공직자의 살인사건’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의 주인공을 배출하고도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사람은 사과 한 마디 없었지요.


그 살인범은 한번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가 다시 청와대에 ‘재취업’한 저력의 소유자였다는군요. 워낙 대통령부터 ‘회전문 인사’를 즐겨 하기에 뭐라 할 말은 없지만 불미스런 일로 사표까지 낸 사람을 다시 또 채용했다는 건 거의 ‘기적’같은 일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예전 같으면 도저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들이 최고 권부인 ‘청와대’에서 마구 터져 나오고 있는 요즘 현실에 대해 ‘다시’ 청와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금 다른 얘깁니다만 내년 1월 미국의 첫 여성하원의장에 취임하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의원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 때 당시 부시 후보는 낸시 펠로시 의원에게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느냐고 정중히 요청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민주당 앨 고어 후보를 돕기 위해 열성을 다하고 있다면서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합니다.


부시가 대통령이 된 다음 백악관에 취재하러온 낸시 의원의 딸에게 부시대통령은 “당신은 어머니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답니다.

이번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부시 대통령이 낸시 의원을 처음으로 비난한 것에 대해 그녀의 딸은 시사주간지 타임에 이런 글을 기고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당신을 비웃을 때 당신은 유명해진다. 그리고 대통령이 당신을 공개적으로 조롱할 때 돈더미가 굴러들어온다” “국민은 구경꾼이 돼서 TV화면으로만 정치를 접해서는 안 된다. 부시 대통령과 펠로시 대표 역시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들에게는 이끌어 가야할 국가가 있다” 


‘대통령이 비웃을 때 유명해지고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조롱당하면 돈더미가 굴러온다!’는 글을 보면서 문득 취임 초기의 현 대통령이 떠올랐습니다.


그가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생중계되는 텔레비전에 나와 ‘공개적으로 호명하며 조롱한’ 대우건설의 남상국 회장은 기자회견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강으로 달려가 투신자살해버렸죠. 고인이 조금만 참고 살아서 이런 미국의 얘기를 들었으면 어땠을까요?


대통령이 청와대의 기자회견장에서 한 개인을 ‘호명하며, 공개적으로 망신시켰던 일’은 전대미문의 사건이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지금 ‘청와대의 난맥상’은 예고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통령 부부가 한날한시에 청와대로 ‘서울대학병원의 성형외과 전문의’를 불러 ‘쌍꺼풀 수술’을 나란히 받은 것도 전무후무한 일일 겁니다. ‘전무후무’라는 표현은 잘 안 쓰지만 이런 케이스에는 자신 있게 써도 될 것 같군요.^^   


‘청와대’라는 곳은 예사 직장이 아닙니다. 그곳은 ‘엄숙하면서도 단정한 분위기 속’에 자나 깨나 ‘나랏일’을 걱정하는 그런 곳이어야 할 겁니다. 이 나라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 서로 북돋아가면서 오로지 대한민국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일반 국민은 ‘청와대!’에서 근무한다면 그 사람을 다시 보는 그런 곳이어야 합니다.


지금 누구처럼 얄팍한 글재간으로 대통령 비위나 맞추며 자신은 뒷구멍으로 ‘실속 차리는’ 그런 상스런 직장이 아닌 겁니다. 어쩌다 청와대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임기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청와대 ‘최고 책임자’인 ‘그 분’이 깊이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해야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13개월 남짓 남은 시간이나마 제발 요즘 같은 ‘국정 난맥상’을 자초하는, 그런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대는 ‘청와대’가 아니기를 기원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