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박정권

선진화 기로에 선 대한민국, 국정 갈림길의 대통령

goldking57 2008. 8. 17. 22:52
선진화 기로에 선 대한민국, 국정 갈림길의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새로운 60년을 향한 새 출발을 선언했다. 대한민국의 지난 60년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기간이었다면 앞으로의 60년은 선진화와 통일을 이룩하는 기간이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선진화의 정신적 바탕을 '기본' '안전' '신뢰' '법치'로 꼽았고, 선진 경제로 가는 비전으로 '저(低)탄소 녹색 성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의 이 선언 자체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제시한 길로 대한민국이 순탄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란 국민의 믿음이 확고하다고 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대통령은 '선진화'의 기치를 내걸고 집권했다. 그러나 취임 5개월여의 성적표를 보면 선진화가 아니라 오히려 선진화를 위태롭게 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많은 국민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고 정권의 공약은 시작도 제대로 하기 전에 용두사미가 되고 있다. 지난 5개월간 국가와 사회의 '기본' '안전' '신뢰' '법치'는 오히려 더 흔들렸다. 이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펼 수 있을 정도의 국민 신임을 다시 얻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선진화로 가는 길목에 주저앉아 또다시 5년을 허송세월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지금 이 시국의 핵심 문제다.

청와대측은 "이 대통령이 초기의 무기력증에서 벗어나 이제 자신감을 되찾았다"면서 "앞으로는 해야 할 일을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해나갈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30%대로 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몇 가지 긍정적인 신호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 해도 국정 안정까지는 갈 길이 멀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당장 이날 자유선진당을 제외한 야당들은 정부의 광복절 공식행사에 불참하고 따로 행사를 가졌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은 이런 여·야 대립의 차원을 넘어서 지역적, 계층적, 이념적, 세대적 대결 구도가 고착돼 가고 있다. 이 대결구도를 풀어가지 못한다면 대통령도 새 출발할 수 없고, 대한민국도 선진화로 달려갈 수 없다.

이 대통령은 "분열이 아니라 화합으로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통합은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대통령이 크게는 인사와 정책을 통해, 작게는 연설 한마디와 움직임 하나하나로 국민 통합의 의지를 국민들 가슴 속에 새겨나가야 한다. '기본' '안전' '신뢰' '법치'도 국민 통합의 바탕 위에서 살아 숨쉴 수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이 위대한 신화가 바로 자신의 시대에 끝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비장한 각오를 해야 할 시점이다.

입력 : 2008.08.15 22:06 / 수정 : 2008.08.15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