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정신이냐… 역사의 죄인 될 것”

“제 정신이냐… 역사의 죄인 될 것” 이회창 도왔던 한나라 상임고문들 비판 목소리 김봉기 기자 knight@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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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상임고문들은 과거에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를 도왔던 당 원로들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부정적이었다. “힘을 합쳐도 힘든 것이 정권교체인데, 분열에 앞장서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는 얘기였다. “뒤에서 총을 쏘는 비겁한 사람”이라고 화를 내는 고문도 있었다.

박관용 상임고문은 “이회창 전 총재가 정말 출마할 뜻이 있었다면 당내 경선에 참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만약 정말로 탈당한 뒤에 무소속으로 대통령 후보에 등록한다면 이는 한나라당 경선에 불복해 출마하는 것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우리가 분열한다면 정권 교체는 물 건너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윤 고문은 “이 전 총재가 출마한다면 제 정신이 아닌 것이다. 육두문자를 쓸 정도의 마음이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자기가 선거에서 져서 10년 동안 우리나라에 좌파 정권을 만들어줬는데, 뭐가 부족해서 또 나오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김 고문은 “이 전 총재가 나온다면 ‘역적(逆賊)’으로 불려도 할 말이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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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고문도 “이 전 총재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충실한 대쪽 같은 지도자’라는 생각을 지금도 갖고 있지만, 이번에 진짜 출마한다면 ‘뒤에서 총을 쏘는 비겁한 사람’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믿고 싶지 않다는 고문도 많았다. 정창화 고문은 “난 그분이 그렇게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나와서도 안 된다. 이 전 총재가 어떤 이유를 말한다고 해도 전혀 명분이 없다”고 했다. 유한열 고문도 “과거에 이 전 총재를 모셨던 사람으로서 그렇게 옳지 못한 판단을 하지 않으리라 믿는다”며 “만약 탈당해서 출마한다면 그건 본인도 본인이지만 가족들에게까지 불행한 유산을 남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도자 주위에 언제나 부추기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지만 그런 데 따라가서 결정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고문들은 “적법 절차에 따른 후보를 존중하는 것이 당원으로서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정재문 고문은 “당이 있고 후보가 있는 것”이라면서, “이런 식으로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했다.

‘이 후보의 낙마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박헌기 고문은 “지금으로서는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며 “보수진영 대표 주자로서의 자격을 문제 삼는 것도 같은데, 당에서 공식적으로 선출된 사람을 두고 그런 비판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김동욱 고문도 “그런 논리를 내세운다면 이 전 총재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 같은 이유로 당을 분열시킨다면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많은 고문들은 한 편으로는 이 후보가 이 전 총재를 비롯, 당을 단합시키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했다. 이날 통화가 된 당 상임고문 중 신경식 고문은 “지금도 나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비서실장으로 모셨던 사람으로서 총재가 입장을 낼 때까지 의견을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현경대 고문도 답변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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