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변화된 `투톱'… 한나라당 순항하나

goldking57 2008. 9. 21. 17:55

변화된 `투톱'… 한나라당 순항하나
당대표 주재 수뇌부 ‘금요회동’ 구성
연합뉴스

한나라당 지도부내 권력 지형이 변하고 있다.

‘박희태 대표-홍준표 원내대표’ 체제 출범 당시만 해도 관리형 대표인 원외 박 대표와 이른바 ‘신주류’를 자임했던 홍 원내대표 사이에는 팽팽한 힘의 균형이 존재했다.

오히려 “원내는 내가 맡는다”며 홍 원내대표가 명실상부한 ‘투톱 체제’를 강조하고 나서며 홍 원내대표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인상마저 줬고, 실제 원구성 협상을 비롯해 대부분의 원내 사항은 홍 원내대표 단독으로 결정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심지어 홍 원내대표가 원내에 국한되지 않는 사안에까지 발언권을 넓히며 ‘투톱’ 사이에 긴장이 형성된 적도 여러차례였다. 홍 원내대표가 ‘연말개각’을 거론하고 박 대표가 “지금은 그런 것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며 반박했던 일은 단적인 사례였다.

그러나 추석 직전 추가경정예산안의 불발 해프닝으로 역학 구도는 바뀌었다는 시각이 많다.

친(親) 이재오계를 중심으로 홍 원내대표를 퇴진시키려는 조직적 움직임이 벌어졌고, 이때 결과적으로 방어막을 쳐주며 홍 원내대표를 지지해 준 장본인이 박 대표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도 19일 청와대 회동에서 대표 취임 이후 3개월 가까이 2차례에 그쳤던 정례회동을 2주에 한번씩 하기로 못박으며, “당 대표가 원내외를 아우르는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결국 청와대의 지원을 받고 홍 원내대표에게 부채의식을 줌으로써 박 대표가 ’투톱’의 우위에 서게 된 것이다. 한껏 힘을 받은 박 대표는 당 장악력을 끌어올리며 홍 원내대표와의 관계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제까지 홍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주도해온 원내 문제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주요 개혁 입법 과제로 내놓은 감세법안 등의 정기국회 처리 문제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일단 매주 금요일 오후 박 대표 주재로 홍 원내대표와 임 정책위의장, 안경률 사무총장이 참석하는 별도의 회의체를 구성, 원내 문제를 비롯한 당내현안을 조율키로 했다.

반면 홍 원내대표는 몸을 바짝 낮추었다. 당분간 박 대표 중심의 당 운영을 강조하며 추경안 불발 사태를 통해 봇물처럼 터져나온 ‘소통부재’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금주부터는 각 상임위 및 시.도당별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원내 현안을 설명한다.

박 대표의 한 측근은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홍 원내대표도 많이 달라진 만큼 당분간은 현 체제가 순항하리라 본다”면서 “원내대표단은 그간 알아서 결정했던 원내문제에 대해 박 대표와 상의를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런 방식의 동거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미지수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장은 박 대표 중심으로 출발하겠지만 홍 원내대표의 스타일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현안을 둘러싼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입력 : 2008.09.21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