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과 지방선거

여당 친이 '무력ㆍ허탈'…"계파 구분 무의미"

goldking57 2011. 7. 5. 14:29

친이계 민생토론방 “가슴 아픈 전당대회”

한나라당 구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는 7ㆍ4 전당대회에서 원희룡 후보가 4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자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달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이번 전대에서마저 ‘친이계 후보’가 외면받은 상황에 직면하면서 내부 결속력이 급속도로 와해되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한 친이계 의원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친이계는 이제 한나라당사(史)에서 사라지는 존재”라며 “이제 친이ㆍ친박 구분은 없어졌다”고 허탈해했다.

특히 이번 전대에서 친이계의 지원을 받은 원 후보가 4위로 밀린 것은 친박계의 확장 및 결집력 강화가 주요 원인이지만 친이계의 결속력이 예전만 못해졌다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대 과정에서 친이계 양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특임장관이 중립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친이계 의원은 “친이계 의원들 중 상당수가 홍준표 후보를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계파 내 ‘오더’가 동력을 얻지 못하고 이반된 표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친이계 초ㆍ재선 소장파 모임인 ‘민생토론방’ 회의에서도 허탈감과 무력감이 배어있었다.

민생토론방 간사인 진영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역사적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니 허탈하다”면서 “지난 원내대표 선거 끝나고 바로 친이가 사라진 게 느껴지던데..이제 친박ㆍ친이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전여옥 의원도 “2006년 전당대회와 비교하면 한나라당의 기개와 담대함이 사라지고 미성숙과 초조함만 남았다”면서 “6∼7차례 전대를 지켜봤는데 가장 가슴 아픈 전대였고 위험하고 불안한 전대”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잠이 안왔다”면서 “오늘 민생토론방에 많이들 나오지 않으셨는데 저도 가슴이 아파 안 나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체 20여명의 대상자 중에서 7명의 의원만 참석했다. 회의에 불참한 한 의원은 “어제 다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겠느냐”라며 말했다.

새 지도부가 청와대와의 차별성에 방점을 두면서 당청간 갈등이 심화될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강승규 의원은 “당이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게 정권 재창출의 지름길이 아니냐는 생각에서 그런 쪽으로 갈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당이 이명박 정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 의원은 “대통령이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을 텐데 과연 한나라당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라며 “다 안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