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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 매케인, `역전 신화` 재현하나

goldking57 2008. 8. 6. 02:20
오뚝이` 매케인, `역전 신화` 재현하나 [연합]

11월 4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이 꼭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를 처음으로 앞서는 등 대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라스무센이 4일 발표한 지지 성향 조사에 따르면 매케인 47%, 오바마 46%로 매케인이 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라스무센의 여론조사 결과로 전반적인 대선 판세를 판단하기는 무리이며 1%포인트의 격차도 오차범위 내 수치여서 통계상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6월 3일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됨으로써 매케인과 오바마간의 양자 대결 구도가 짜여진 이후 매케인의 지지율이 오바마를 앞서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전반적인 판세의 일단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오바마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매케인을 대부분 5-7% 앞서며 줄곧 리드를 유지해왔으나 갤럽이 전날 발표한 조사에서도 오바마 45%, 매케인 44%로 나타나는 등 대선을 90여일 앞두고 두 후보간에 예측을 불허하는 백중세가 펼쳐지고 있다.

공화당 경선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오뚝이'로서의 면모를 거듭 과시했던 매케인은 6월 이후 시작된 민주당 오바마와의 대결에서도 밀리는 듯 하면서도 두 달 만에 역전 구도를 만들어내는 등 놀라운 뚝심을 발휘하고 있다.

매케인은 공화당 경선에서 한 때 루돌프 줄리아니, 미트 롬니 등이 선두를 형성하며 핵심 참모진이 이탈하는 절망적 상황을 맞았으나 경선전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선거전을 고수, '컴 백 키드'로 불리며 공화당 후보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매케인은 6월 초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노리는 오바마의 젊음과 카리스마, 변화 열풍에 비해 70대 고령인 매케인에게 쏟아지는 환호와 박수 소리는 훨씬 미약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오바마가 안보와 외교분야의 취약성을 만회하기 위해 중동과 유럽 순방에 나서 미 국내외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국내 유세를 계속하는 매케인의 행보는 초라할 정도로 대비됐다.

고유가와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정책변화를 갈구하는 미국민들이 오바마 지지로 쏠려 매케인이 훨씬 불리할 것이란 분석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모든 악재와 분석들에도 불구하고 매케인과 오바마간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는 꾸준히 좁혀지는 추세를 보여왔다.

이는 미국 내 보수파와 기독교 세력, 백인 등 매케인의 지지기반이 대단히 견고함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사상 첫 흑인 미국 대통령 탄생이 의미하는 혁명적 변화에 대한 미국민들의 경계심이 어느 쪽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매케인의 지지율은 오르 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바마가 부르짖는 개혁과 이라크 철군 공약, 경제정책 수정 등에 미국민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오바마가 정말로 국가 지도자로서 이 같은 변화와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여론 때문에 오바마의 지지율은 40%선에서 정체돼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오바마 진영에서도 당장의 여론조사 우위에 자만하지 말고, 철저하게 '후발 주자'라는 정신으로 대선에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바마는 특히 전통적 공화당 지지 지역인 버지니아와 알래스카, 조지아, 노스 캐롤라이나, 몬태나, 노스 다코타, 인디애나 주등을 집중 공략하는 정공법을 선택, 매케인과의 선거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워싱턴=연합뉴스)